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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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복지뉴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농업박람회'에서 관계자가 반도체 센서를 활용한 4세대 스마트팜을 살펴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스마트팜 시설보급과 온실 신축사업을 위해 매년 사업자 공모를 추진하고 있지만 농민 자부담이 높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한 포천 지역에서는 단 한 건도 지원받은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지역 농가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8일 포천시 등에 따르면, 농림부는 시설원예 현대화사업 일환으로 매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스마트팜을 보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1만5천여 ㏊(헥타르)의 노후 온실을 개보수하고 신축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제어가 가능한 스마트팜은 디지털 농법을 구사하고 싶은 농민이면 누구나 선호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스마트팜 사업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컨설팅을 받는 단계에서부터 거쳐야 하는 절차가 많아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이나 전문가가 아닌 이상 농민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온실 개축은 이미 온실 운영을 해본 경험이 있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새롭게 스마트팜 시설을 갖추고자 하는 농민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 복합환경제어시설 및 ICT 융복합 기술 연계시설을 갖춘 온실 신축에는 재배 경력 3년이상이어야 한다는 자격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또 자격기준을 갖춘다 해도 모든 컨설팅은 농림부 산하 농어촌공사에서 받아야 하고 설계부터 시공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돼 있어 예상 가격을 훌쩍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원 현황도 국비 20%,지방비 30%, 융자 30%, 자부담 20%로 사업비의 절반을 자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포천의 A농원은 5억 원정도 예산을 생각하고 스마트팜 시설에 공모했다가 농어촌공사에서 컨설팅과 가상 설계를 한 결과 8억 원이 들어간다는 사실에 공모를 취소했다.
또 스마트팜 시설로 파파야농장을 운영하는 B씨는 까다로운 컨설팅과 자기가 생각과 다른 시설을 제안하는 것을 보고 공모를 포기, 자부담 40여억 원을 들여 파파야에 맞는 스마트팜 시설을 따로 갖추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지금까지 포천 지역에서 농림식품부로부터 스마트팜 시설을 지원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귀농을 포함한 청년농부들에 대한 진입장벽이 더 높은 것도 문제다. 농림식품부의 사업참여 자격 요건에는 자기 부지를 확보하거나 12년 이상 장기 임대한 부지만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어, 대부분 작은 비용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 농부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청년 농부 C씨는 "농부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스마프팜 시설을 통해 고소득 작물 재배를 꿈꾸어 왔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청년농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사업 진입 장벽을 낮추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진입장벽이 높다는 사실에 대해 공감한다"며 "그러나 정부의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면밀히 검토해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고, 하고자 한다면 다양한 사업 참여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