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독감 의심 환자는 천 명당 86.1명으로, 5주 전보다 11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바이러스가 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재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이번 동절기 인플루엔자 2종,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코로나19(XEC 변이) 등의 유행이 진행되거나 진행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다 계절성이 깨어진 다양한 바이러스의 동절기 유행의 가능성이 있고, 인플루엔자B 유행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독감 감염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일부 독감 환자의 경우 폐렴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나 전신 쇠약감, 기침, 근육통, 피로감 등 후유증을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독감에 걸린 환자의 약 20~30%는 회복 후 2주 이상 기침, 피로감 등을 경험한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의 보고도 있다.
독감 후유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개인의 건강 상태, 면역력, 바이러스에 대한 반응, 기저질환 등 다양하다. 독감 바이러스가 호흡기에 침투해 감염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하고, 일부 환자들은 염증이 지나치게 강해져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고령자나 천식·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암·뇌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자의 경우 후유증이 더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보통 뇌혈관 질환이나 암 생존자 등의 증상이 좀 더 심하고 쇠약감에 더 힘들어하는 것 같다"면서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해 오래가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물 치료를 하더라도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독감 후유증은 개인차가 있지만, 후유증 극복에는 면역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충분한 휴식과 균형 잡힌 식사, 기침과 인후통 완화에 좋은 수분 섭취,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적절한 운동 등이 권장된다.
박 교수는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 폐렴이나 다양한 합병증으로 가는 경우가 있어 약물 치료를 하면서 우선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면서 "식욕이 떨어지면 미음이나 죽 같은 것을 먹고, 하루 4~5번 정도 나눠 섭취해 하루에 필요한 전체 열량을 어느 정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감이 유행할 땐 고강도 운동을 줄이고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고 했다.
독감 후유증을 겪지 않으려면 독감을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65세 이상 고령층, 임신부, 어린이 등 고위험군이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폐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박 교수는 "독감 예방 접종 후 2주가 지나면 예방 효과를 70% 정도 볼 수 있다"면서 "나머지 30%는 평소 생활습관에 좀 더 주의해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